야곱은 요셉의 두 아들 므낫세와 에브라임을 양자로 삼고 축복합니다. 그런데, 야곱이 므낫세와 에브라임을 축복할 때, 오른 손을 에브라임에게 얹자, 요셉은 야곱이 착각을 일으킨 줄 알고, 야곱의 오른 손을 장자 므낫세에게 옮기려 합니다. 그러나, 야곱은 이것이 실수가 아님을 분명히 합니다. 그리고, 나중에 이스라엘 열두지파 중에서 종교적 업무를 담당하는 레위지파를 대신해서 요셉의 두 아들, 므낫세와 에브라임이 열두지파의 대열에 서게 됩니다. (장자의 축복을 받은 요셉에게 두 개의 지파가 주어졌다고 합니다.)
여호수아가 가나안을 정복한 뒤에 열두지파는 인구비례에 따라서 땅을 분배받게 되는데, 이 때 에브라임은 인구조사에서 가장 작은 지파로 계수됩니다. 그러나, 모세의 후계자인 여호수아가 에브라임 지파 출신이었고, 가나안 정복 이후 이스라엘의 종교중심지인 실로도 에브라임 지역으로 당시 에브라임 지파의 영향력을 잘 보여줍니다. (여호수아 외에도 드보라와 사무엘이 에브라임 지파 출신입니다.)
솔로몬 시대에는 에브라임 지파와 유다 지파 사이에 반목이 있었는데, 결국 솔로몬 이후 남왕국은 유다지파를 중심으로 르호보암을 왕으로 세우고, 북왕국은 에브라임 지파를 중심으로 에브라임지파 출신인 여로보암을 왕으로 세우게 됩니다. 분열왕국 이후에 북이스라엘에는 선한 왕이 한 명도 나오지 않을 정도로 세워진 왕들 마다 하나님을 온전히 섬기지 못했고, 북이스라엘의 영적 쇠퇴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이 때 에브라임이라는 명칭은 북이스라엘을 가리키는 것이었습니다.
에브라임은 신약시대에 와서 사마리아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으로 올라 가실 때, 사마리아를 통과 가신 이야기가 있습니다. 당시에 예루살렘으로 가는 길은 요단강 줄기를 따라서 여리고를 지나서 유대 광야로 올라가는 것이 지름길이었지만, 예수님께서는 영적으로 황폐해진 사마리아를 통해서 가시는 험난한 길을 선택하시며, 사마리아의 굶주린 영혼들을 만나셨습니다. 그리고, 초대교회의 일곱집사 중에 한 명인 빌립집사의 사마리아 전도로, 사마리아는 새로운 영적 회복을 맞이하게 됩니다.
이처럼 에브라임의 역사를 살펴보면, 영적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습니다. 열두 형제들 중에서 가장 막내였고, 가장 작은 지파였지만, 하나님께서는 에브라임을 가나안 정복 후 이스라엘의 영적 중심지로 세우십니다. 그러나, 교만해진 에브라임은 왕국 분열에 가담하고, 영적 쇠퇴기를 맞이합니다. 그런 에브라임(사마리아) 지역에 예수님께서 방문하셨고, 빌립집사의 전도사역으로 사마리아는 영적 회복을 맞이합니다.
하나님의 일하심은 크고, 작고의 문제나, 능력이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다만 하나님께서는 겸손한 마음의 상태를 통해서 일하십니다. 교만해지면, 영적 쇠퇴기를 맞이합니다. 그리고, 영적 회복도 에브라임의 무엇 때문이 아닌, 전적인 주님의 은혜로 시작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바로 에브라임 지파에게서 배우는 것은 겸손입니다.